아이 데리고 해외여행 가면요.
생각보다 제일 큰 고민은 밥입니다.
길 잃어버리는 것도 무섭고,
여권 잃어버리는 것도 무섭지만,
진짜 무서운 건 식사 시간입니다.
평소 집에서는 잘 먹던 아이도,
해외만 나가면 입맛이 달라집니다.
냄새가 이상하다.
처음 보는 음식이다.
배 안 고프다.
이 세 마디가 무한 반복됩니다.
저도 6살 딸아이와
단둘이 오사카를 가면서
가장 걱정했던 게 식사였습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일본은 아이랑 여행하기 정말 편했습니다.
특히 일본 식당의
키즈메뉴 시스템은
부모 입장에서 거의 구세주 수준이죠.
오사카 3박 4일 동안
딸아이는 한국에서보다 더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어요.

일본 식당은 아이를 위한 키즈 메뉴
일본의 대부분 식당에 가면
메뉴판 한쪽에 꼭 키즈 메뉴가 있습니다.
(노포, 마이너한 음식점 제외)
일본어로 お子様メニュー라고 쓰고,
한국어로는 [오코사마 메뉴] 라고 읽는데요.
우리나라로 치면
어린이 세트 메뉴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만
알차게 모아놓았습니다.
이런 것들이 한 접시에
예쁘게 담겨 나옵니다.
가격도 부담이 없습니다.
어른 메뉴 절반 수준이라
식비도 꽤 아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아이가 정말 잘 먹습니다.
캐릭터 식기에 담겨 나오니
식사 시간이 놀이처럼 변합니다.
장난감까지 주는 식당도 많아서
딸아이는 메뉴판만 봐도
눈이 반짝반짝했습니다.
아이와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아이의 밥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첫날 저녁, 사이제리아
오사카 도착 후
숙소에 짐을 풀고 나니
어느새 저녁이었습니다.
첫 식사는
사이제리아로 정했습니다.
가격도 착하고
아이들이 먹을 메뉴도 많아서
실패 확률이 낮아 보였습니다.
다만 사람이 많았습니다.
약 15분 정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번 여행 최고의 효자템이
활약했습니다.
바로 라이딩 캐리어였습니다.
아이를 태우고 끌 수 있는
베로로 캐리어였는데,
웨이팅하는 동안 딸아이가
그 위에서 잠들어버렸습니다.
덕분에 안고 있지 않아도 되고,
유모차도 필요 없었습니다.
아이랑 해외여행 갈 분들은
이 캐리어가 엄청난 도움이 될 거예요.
👉 해외여행 엄빠의 필수템 – 베로로 케리어로 여행한 후기
이 글도 한번 참고해 보시면
꽤 도움이 될 겁니다.
식당에 들어가서는
크림파스타를 주문했습니다.
결과는 성공.
소스까지 싹싹 긁어먹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첫날 식사 걱정은 끝났습니다.

둘째 날, 혼마치역 근처 야키니쿠
– 쇼와 호르몬 야키니쿠
둘째 날은 정말 많이 걸었습니다.
고베에 있는 스마 씨월드에 다녀왔거든요.
저녁이 되니
고기가 절실했습니다.
일본은 전세계에서 소고기가 가장 맛있는 나라니까요.
여행 전 숙소 근처에 있는
현지인 맛집 추천으로 확인한
야키니쿠집에 들어갔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고민했습니다.
아이 데리고 고깃집이라니.
괜찮을까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일본은 흡연 천국이잖아요.
요즘은 현 별로 정책이 달라 도쿄에서는 실내 흡연이 거의 금지이긴 한데,
오사카는 지방이라서 아직 좀 프리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이번 여행 최고의 식당이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직원분들이
엄청 밝게 맞아주셨습니다.
아이한테도 계속 말을 걸어주시고,
장난도 쳐주셨습니다.
딸아이도 금방 적응했습니다.
고기가 나오자마자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습니다.
한 점 먹고.
또 한 점 먹고.
계속 먹었습니다.
식당을 나오는 길에
딸아이가 그러더라구요.
“아빠 내일도 여기 오자.”
그 한마디면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얘야, 그럴 순 없단다…)

셋째 날 점심, 난바 파크스 함바그
– 모토마치 도리아
3일차에 난바 파크스로 향했는데,
11시에 점심 식당 오픈런이 벌어지더라구요.
어쩔 수 없이 웨이팅을 하고 들어가긴 했습니다만
생각보다 빨리 빠져서 괜찮았습니다.
일본에 오면 항상 먹는 메뉴 중 하나인 함바그.
원래는 동양정으로 갈까 했는데 거긴 웨이팅이 너무 사악해서…
여기도 맛있습니다.
그리고 딸아이는 역시나 오코사마 메뉴.
딸아이가 좋아하는 크림 파스타. 소세지,
샐러드 등.
주스는 노미호다이(음료무제한) 기본 적용.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구성이
한 접시에 담겨 나왔습니다.
항상 느끼지만 이렇게 여행을 오면,
특히 일본.
아이가 참 잘 먹습니다.
전용 식판의 힘인지,
여행 버프인지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저도 편하게
제 음식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들은 아실 겁니다.

우메다 쇼핑몰 스테이크
– 1파운드 스테이크 타케루
셋째 날 저녁은
우메다 스카이빌딩 야경을 보기 전
스테이크를 먹었습니다.
역시나 여기에도 키즈메뉴가 있었는데요.
고기도 맛있었지만
소스가 맘에 들었는지 숟가락으로 퍼먹더라구요.
이 곳의 키즈메뉴는
함바그
포테이토
샐러드
밥
그리고 디저트로 젤리가 나왔습니다.
음료는 역시나 노미호다이.
스테이크 자체는 등급이 워낙 나눠져 있어서
가격대가 심한 고베규 같은건 먹지 않았지만,
호주산 나름대로 괜찮았어요

편의점 도시락
첫째날, 키즈플라자에서는
음식물 반입이 가능하다고 해서
편의점 도시락을 사다가 휴게 공간에서 먹었습니다.
👉 아이와 오사카 여행 – 키즈플라자 오사카 방문 후기
그래서 고베 스마 씨월드도 검색을 해봤습니다.
음식물 반입해서 먹은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심지어 블로그 사진에는 일본인들도 그렇게 먹는 모습이 나와서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도시락과 간식을 사갔습니다.
왜냐하면 거기 음식값이 사악하거든요…
그런데 입구에서
음식 반입이 안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과자는 된답니다…)
순간 멘붕.
결국 수족관 들어가기 전에
입구 벤치에 앉아
도시락을 흡입하고 들어갔네요..
규정이 바뀐건지 그 블로그가 잘못 적은건지 모르겠지만,
범고래 쪽 레스토랑이 엄청 비쌉니다.
범고래를 대형 수족관 유리로 보면서 먹거든요.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음식 퀄리티가 영 별로라서
전 … 그 돈 주고 그런 음식은 못 먹습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이신 분들은 식사 하시고 출발하세요.
그리고 스마 씨월드 바로 건너편에 있는 고베 스테이크 집에서
저녁을 드시길 추천합니다.
벤치에서 도시락 까먹은건 나름 재밌는 추억이 됐네요.
매일 아침은 편의점이 해결해줬다
아이와 둘이 여행하면
아침 체력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서 매일 밤
호텔 근처 편의점에 들렀습니다.
그 날의 회포를 풀 맥주와 안주거리들,
그리고 도시락을
미리 사두었습니다.
매일 아침에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고 스케쥴을 소화했어요.
일본 편의점 도시락은
생각보다 퀄리티가 좋습니다.
반찬 구성은 단순하지만
맛은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처음에 계획 세울 때,
스키야에서 규동을 먹거나,
야요이켄에 가서 정식을 먹을까도 생각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시간도 아끼고,
체력도 아끼고,
돈도 아꼈습니다.
키즈메뉴의 중요성
이번 여행을 하면서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아이와 여행할 때는
항상 아이의 입맛이 기준이 되서
탐색을 하기 마련인데요.
그 점에서 일본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오코사마 메뉴 하나만으로도
부모들의 스트레스가
엄청나게 줄어듭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점은 본 받았으면 합니다.
식당 갈때는 한국에서 더 스트레스 받는거 같아요.
혹시 아이와 첫 해외여행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제가 예전에 정리했던
👉 유모차 들고 해외여행?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도시 추천
글도 함께 읽어보시면
여행지 선택에 도움이 됩니다.
